사생관死生觀
박노해
사랑의 진정성은
이 하나로 판정된다
네 목숨을 바칠 수 있는가
누구도 너의 최후를 전해줄 수 없는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그 자리에서
그 사랑 하나 살려내고 지켜내기 위해
눈물 어린 네 모든 걸 등 뒤에 두고
기꺼이 네 목숨을 바칠 수 있느냐
고맙다
이 낯선 지구에서의 힘겨운 한 생에
내 목숨을 바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적이 있고
내 목숨을 다해 해야만 할 일이 있다는 것
그것이면 되었다
내 등 뒤에 그대가 있어 나는 웃으며 간다
짧아도 길어도 그것으로 좋았다 난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사생관死生觀’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111p 수록 詩
묘하게 희대의 사랑꾼 아니지 사랑짐승이 생각나는...
"그것이면 되었다"
"그것이면 되었다"
좋은 시에 짜증이 올라오네.. ^^;;;
728x90
'Area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나 잘 있니 - 문정희 (5) | 2025.06.27 |
---|---|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2) | 2025.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