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백창우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 오를테니
길을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길을 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걸어가렴, 어느 날 그대 마음에 난 길 위로
그대 꿈꾸던 세상의 음악 울릴테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이제부터 걸어갈 길 사이에
겨울나무처럼 그대는 고단하게 서 있지만
길은 끝나지 않았어, 끝이라고 생각될 때
그때가 바로, 다시 시작해야할 때인걸
결국 폭력은 한 시대를 휘젓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의 가는 길을 방해하지는 못한다. 폭력으로 인하여 사람들의 마음이 이상하게 왜곡되고, 움츠러들면서 자기 중심적으로 치닫거나 자기 보호에 급급해 보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은 열려 있다. 어떤 시인은 매개된 언어를 뒤비틀어버림으로써 그 현실을 뒤집어보고자 한다. 어떤 시인은 또 담담한 말씨로 폭력화된 세계를 냉정하게 다시 한번 소개하기도 하며, 어떤 시인은 또 담담한 말씨로 폭력화된 세계를 냉정하게 다시 한번 소개하기도 하며, 어떤 시인은 그것마저 힘겹게 감싸안으려고 한다. 그 모두 열려진 마음들 속에서 울려나오는 반응들이다.
그러나 역시 폭력은 아프고, 사랑은 따뜻하다. 이 세상은 사랑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르나, 세상에는 사랑 대신 폭력이 범람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무엇으로도 다시금 회복될 수 없어 보이는 이 자리에 시가 있다. 시가 없다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시가 아니라면 시로 만들어야 한다. 시는 언제나 사랑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폭력으로 떨어진 세상은 시를 통해 구원의 지평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 50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김주연의 해설 「전통 파괴와 새로운 사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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